All that Photobook – 사진집, 시대의 증언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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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산이 한 번쯤 변했을 것이다.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이 올해로 10주년 이다. 2016년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른 2021년 두 해를 감안하면 햇수로 12년째다. 척박한 토양에서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은 짐작하고 남는다. 최근 몇 년 사이 유행처럼 번져 여기저기서 개최되는 여러 포토페스티벌을 보면서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의 위상과 가치를 다시 한번 실감한다.

역사는 미래의 힘이라고 했다. 과거와 단절된 현재가 있을 수 없고 미래 또한 현재의 토양에서 자라나는 것이라는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가 2018년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<All that Photobook>을 기획하고 사진집을 수집, 전시하기 시작했다.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진가가 본인이 발행했거나 소장하고 있던 소중한 사진집을 흔쾌히 기증해 주는 등 사진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에 힘입어 매우 성공적으로 치러져 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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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00여 권의 개인 사진집을 한데 모아 열람하도록 했던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<All that Photobook>은 우리나라 사진사의 중요한 자료를 수집, 전시한 매우 값진 행사였으며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응이 기대 이상이었다. 이에 힘입어 제6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는 내용을 좀 더 세분화해, [사진가는 죽어서 사진집을 남긴다]는 부제를 달고 이미 고인이 된 사진가들의 사진집을 전시했었다. 모든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며 또한 그 시대의 산물이다. 따라서 이미 고인이 된 사진가의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들은 그 수준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든 시대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진사의 중요한 증거로서 그 가치를 갖는 것이다. 제7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는 많은 사진가가 끊임없이 즐겨 다루고 있는 꽃과 나무 그리고 산을 담고 있는 사진집을 수집해 선보였다. 사진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. 제8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는 국제포토페스티벌에 걸맞게 한·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히 중국 사진가의 사진집 30권을 선보였다.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훌륭한 사진집을 수집하여 선보여줌으로써 세계 사진계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시도였다. 지난해 제9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는 여성사진가 사진집을 수집해 우리 사진계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사진가들의 훌륭한 사진집을 수집해 선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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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1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는 특별히 사진집 전문 출판사 [하얀나무]에서 발행한 300여 권의 사진집을 선보인다. 하얀나무는 2011년 5월 사진가 김종택의 사진집 [천상의 공원을 보다]를 시작으로 그동안 300여 권의 사진집을 발행했다. 필자도 시사집 [우아한 반칙]과 사진집 [절로 절로 저절로]를 하얀나무에서 발행했다. 사진집 전문출판사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10년 넘게 올곧은 자세로 사진집을 출판하고 있는 하얀나무의 노력과 희생은 값진 것이다. 같은 출판사에서 10여 년 동안 출판한 사진집들을 통해 매년 변화하는 사진가의 주제나 경향 등을 파악해보고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고 의미있는 일이다. 하얀나무에 잘 익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기를 기대해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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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으로도 경향 각지에서 묵묵히 자기 작업을 하고 있는 사진가들의 훌륭 한 사진집을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. 체계적으로 사진집을 수집하고 관리,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마련되기를 소망하며 사진인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바란다.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<All that Photobook>이 사진계의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.

기획 :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 교수 유병용